2008년 06월 02일
영화는 단지 영화로 볼 수 있는가? - 영화 300
영화 '300'은 실제역사를 바탕으로 미국의 만화가가 그린 동명의 만화를 원작을 영상화한 작품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수많은 논란이 있었다. 영화에서 (그리고 만화에서) 페르시아는 악의 제국으로 기괴하고 흉측한 사람들로 이루어졌고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사악한 세력이었으며 선정적이고 사악하게 묘사되었다. 반면에 스파르타 의회와 자유로운 사회체제에 민주정에 호의적인 왕, 경건한 마음가짐과 행동거지, 단련된 신체를 가진 정의로운 용사들의 국가로 묘사되었다.
이런 묘사법은 페르시아의 후계를 자청하는 이란의 극심한 불쾌감을 안겨주었고 국내 인터넷에서도 영화상 묘사가 실제 역사를 지나치게 무시했으며 선하고 정의로운 유럽이 악하고 끔찍하며 흉측한 동방을 상대로 한 전쟁으로 묘사하려 했다고 비판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영화는 영화일 뿐이며 단지 작가 혹은 감독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창작품으로 역사적 사실과 연계시켜서 비난함은 옳지 않으며 영화상 묘사의 문제는 그 자체로 봐야지 문화 상품을 현실과 연결시켜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실제로 문화상품은 그 자체로 존재하며 다른 외부의 영향과는 따로 봐야지 현실과 연계시키는 것은 부당한 것인가? 하지만 이는 문화상품의 창조자인 사람은 결국은 한 사회의 구성원이고 그 사회에서 어느 사상에 접하였는가 호의적인가에 따라서 그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그런면에서 볼 때 영화 300이 단지 영화는 영화일 뿐일까? 대체역사를 상상하여 기술하는 만약에 : 군사역사편을 보면 영화 300의 배경이 된 '페르시아 전쟁'에서 그리스의 패배를 가정하며 민주주의는 없다라는 제목을 지었으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전략... 헤겔은 페르시아가 제국에 편입되어 제국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영토가 되었더라면 그리스의 가족 농장들이 페르시아 대왕의 영지가 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랬다면 아고라의 공공건물들은 시장터로 변했을 것이고, 자유민 장갑 보병들은 크세르크세스의 근위대와 나란히 움직이는 선봉 부대가 되었을 것이다. 또한 헬레니즘과 과학 대신에, 제국 관료나 사제들의 부속물이었던 점술과 점성술이라는 미신이 횡행하여 자유로운 합리적인 탐구는 활발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략... 테미스토클레스와 그의 수병들이 실패했다면 오늘날 우리는 아주 다른 전통 속에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가령 작가들은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썼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를 받고, 여성들은 베일을 쓴 채 격리되고, 시민은 자유 연설의 권리를 빼앗기고, 정부는 독재자 일족의 손아귀에 있고, 대학은 종교적 광신주의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비밀 경찰이 우리의 거실과 침실을 마음대로 드나드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후략...
위 글을 봐도 과연 문화상품을 사회와 떨어뜨려서 볼 수 있을 것인가? 영화 300에 나오는 구도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자유롭고 정의러우며 이성적인 그리스인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인류의 역사는 전제적이고 잔인한 독재자의 아래에서 비참해졌을 것이라는 인식은 위의 글에서 나타나 있다. 단지 영화 300은 그리고 원작 만화는 만화일 뿐이며 영화일 뿐일까? 문화상품은 결국 사회적 토대에서 자란다. 그 결과물을 따로 볼 수는 없다. 영화 300은 영화일 뿐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그 작품 안에는 그 사회에서 가지는 기본 인식이 있기에 나올 수 있는 결과이다. 그 결과가 태어나는 토대를 무시하고 결과만을 즐기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하다.
# by | 2008/06/02 23:08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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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된 글의 관점에서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